나는 등산을 좋아한다. 부산에서 야간버스를 타고 속초에 간 뒤 새벽 5시에 설악산을 오르고 다음 날 새벽 2시에 하산할 정도로.
등산이 주는 이점은 많다. 널리 알려진 거로는. 심폐 지구력 강화, 다리 근력 강화 스트레스 해소 등이 있다. 하지만 가장 큰 장점은 이것이다. 정상을 오름으로써, 혹은 내가 목표한 곳에 도달함으로써 생기는 자존감 향상.
산에서 느낄 수 있는 최고의 성취는 정상에 올랐을 때라고 생각한다. 정상은 산에서 이룰 수 있는 목표 중 가장 큰 것이다. 그리고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. 한라산 설악산 같은 경우에는 조금의 훈련을 하고 올라가야지만, 동네 뒷산이나 인접한 산은 가벼운 복장으로 가더라도 정상에 쉽게 오를 수 있다.
반면 우리가 평소에 하는 일은 어떤가?
당신은 직장에서 ‘정상’에 오를 수 있는가?
당신은 맡은 분야에서 ‘정상’에 오를 수 있는가?
산의 정상을 오르는 것은 짧으면 1시간이면 되지만, 우리가 평소 목표로 하던 ‘정상’에 오르기는 몇 년, 몇십 년이 걸린다.
어떤 일이든지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가진다.
내가 등산을 좋아하는 이유, 등산이 자존감을 향상시킨다고 주장하는 이유는.
‘정상에 오르는 것’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.
내가 살면서 어떤 분야의 최고봉에 올라가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? 단연코 거의 없다. 반면, 등산은 단 몇 시간만 투자하면 정상에 올라갈 수 있다.
내가 최고가 될 수 있는, 그것도 아주 단기간에 되는 방법이다.
그럼 이제 아무 산이든 동네 뒷산이든 간다. 그리고 정상에 올라, 나의 발밑에 펼쳐진 경관을 보고 생각하자.
‘나는 여기서 최고다. 다른 이들은 다 나의 발밑에 있다.’
그리고 외치자
“무~야~호~”